미친듯 바쁜 한달이 끝나고 연차를 내 4일의 휴일이 주어졌다. 첫 이틀은 바쁠 때마다 간절히 하고싶던 집에서 커피마시며 독서하고 산책하기를 해결했고, 셋째날인 일요일 느지막히 일어나니 문득 심심해졌다.
누군가 알려준 서울국제도서전, 3년만에 첫 오프라인 개최라고 했다.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 접하는 행사는 늘 즐 거우니까 가보기로 했다. 늦게 일어나 빵에 커피타임까지 가진차라 이미 출발시각은 3시가 다돼서였다.








마감시간 직전인데도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이게 많이 빠진 거였다.) 항상 처음 접하는 새로운 공간에 혼자 들어갔을 때 그 느낌이 너무 좋다. 가본적 없던 고도의 산소를 들이켠 기분.


아무래도 구경은 독립출판 쪽이 재밌었고, 출간 전 선공개라던가 하는 게 도서전의 취지에 맞아 보였다.
짐 때문에 책을 사진 않았지만 구미가 당기는 새로운 책을 많이 알아왔다.


음식에 관한 15가지 정도의 주제에서 골라 글을 쓰고, 제공 동의만 하면 여자들을 사로잡는 여러 아기자기한 문구 굿즈들을 선물로 준다. 스텝들이 모두 작가님이라고 부르는 건 조금 오글거렸다.





찬찬히 훑어보고, 인생4컷 이벤트(이것도 6시 전에는 줄이 엄청 길었다.)까지 즐기고 마감인 8시에 딱 맞춰 나왔다. 알차고 적당히 여유있게 즐겨 만족스러웠다.



요며칠 하루키에 빠져있었더니, 하루키의 책을 보면 피할 수 없는 술의 덫에 걸렸다.
그의 책을 보다보면 위스키, 와인, 맥주 종류 할 것 없이 너무 갈증이 난다. 나만 이런게 아니라, 이 증상에 대한 책도 여럿 있으니 정상이다.
안그래도 여름은 술이 땡기는 계절이다. 가볍게 입고 와인에 나른하게 취하는 것도, 하이볼을 청량하게 넘기는 것도, 여름밤에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는 것도 다 너무 좋다.
그나마 난 인간 생로병사이기에 건강에 대한 죄의식으로 억누르고 있던 마개를 하루키가 뻥 따버린 느낌이다. 책 읽으며 마시면 또 얼마나 진해지고 맛있는지 모른다. 마약을 왜 하나 싶다.

요즘 혼술이 정말 좋다. 왁자지껄한 술자리보다 훨씬.
가볍고 부드러운 잠옷에 생얼굴로 마실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 거기에 말도 안할 수 있어 충전까지 된다.
독서와 술, 밤 산책. 여름이었ㄷ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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