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해 우리는'을 보며 예술적 영감과 여름 분위기에 빠져있었다. 그러던 차 이번주는 유독 길고 회사에서 열받는 일이 많았기에 당장 전시를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금요일에 바로 예약을 하고 동선을 짰다.
서울은 연례행사로 갈까말까인데다 가도 남이 짠 동선을 따라다니기만 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모든걸 혼자 감행해보기로 했다. 난 지금 혼자이고 그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으니까.
가장 보고싶었던 '요시고전'은 친구와 보기로하고, 다른 두 전시를 보기로 했다. 그 중 첫번째가 '우연히 웨스 앤더슨' 사진전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색감을 좋아한다면 만족할 전시였다. 특이한건 감독의 사진전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찍은 사진들 중 '어쩌다' 웨스 앤더슨 풍으로 나온 것들을 인스타에 올려 그것들을 전시한 것이다. 이 점 때문에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듯 했으나, 눈이 즐거우면 그뿐 아닌가 싶었다. 물론 돈을 버는 방법도 다양하고 참신하다고도 생각했다.
10시 오픈이였는데 11시에 도착했고, 30분정도 웨이팅하니 들어갈 수 있었다. 주말인데 생각보다 금방 들어갔다.


커튼을 열고 입장하자마자 신비로운 음악이 나오며 정말 차원을 넘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혼자 소풍에 온 기분이라 설렜다.
방마다 색 테마가 달라지는데, 파스텔톤 벽지와 솜사탕같은 달달한 향기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물론 사진마다 인생샷을 찍으려고 서있는 사람들 때문에 그 환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도 친구와 왔으면 저랬겠지만, 혼자 와서 사진에 집중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 관람하는데 한시간 반 정도 걸렸다. 사람이 많아서 지친 것도 있지만 공복이여서도 힘들었다.
생각보다 방이 많았고 일반인들의 사진이라 그런지 작품 수도 많았다. 색 별로 방을 나눠 놓아서 커튼을 열고 다음 방으로 갈 때마다 마치 영화 씬이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들어 설렌다.
일상에서 볼 수 없던 색과 빛을 여럿 접한 것도 좋았다. 전시회보다 사진 찍기 좋은 세트장 느낌도 든다. 그걸 노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빛과 색, 향과 음악, 여러 감각이 즐거운 전시였다. 여자들에게 인기많을 듯한 전시.
인생샷 인파때문에 별점은 5점 중 3점 반.
'취미원정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모사피엔스:진화∞관계&미래?' 전시 (0) | 2022.01.16 |
---|---|
'미니어처 라이프 서울' 전시_타나카타츠야 (0) | 2022.01.16 |
LOZ 미니블럭 (0) | 2021.11.08 |
독립서점:북카페 '언리튼 unwritten' (0) | 2021.10.24 |
LP/크리스마스 재즈 (0) | 2021.10.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