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6 회사 안가는 날(브런치와 등산) 숙직을 하고 9시에 퇴근했다. 연차도 좋지만 이렇게 아침에 들어가는 것도 매력이 있다. 어두운 표정으로 출근하는 사람들 틈새로 밝은 햇살을 향해 탈출! 열심히 일해라 다들~!(단 하루지만) 회사 안이 칙칙해서인지 햇빛이 유난히도 반짝거린다.마트에 가려고 했으나 10시 오픈이라 허탕을 쳤다. 하지만 하나도 열받지 않는다. 모든게 아름답기 때문.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려고 멀리 돌아서 걸었다.바스라지는 햇살. 향기로운 이팝나무 향기. 9시 이후의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걸음의 속도가 다르다. 느긋하다. 오는 길에 샌드위치를 샀다. 숙직한 다음날 루틴이다.남자친구와 함께 느긋하고 행복하게 브런치를 즐긴다.휴일은 1분 1초도 허투루 쓸 수 없다. 특히 남들 일할 때 쉬는 날은 더더욱. 6시 전까지 최대한 .. 2023. 5. 3. 취향과 주관이 있는 사람 체지방 다이어트가 본의 아닌 '인간 다이어트'까지 되고 있다. 정확히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대하는 가면 다이어트랄까. 처음엔 살 빼고 있다고 사실 그대로를 얘기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점심 도시락을 싸왔을 땐 약속이 있다고 둘러대고 사람들이 올라오기 전 얼른 먹어치운뒤 산책을 나갔다. 간식을 돌리는 직원에겐 다 먹은척 맛있었다고 동조하고, 어제 저녁 메뉴를 물으면 치킨이라던지 흔한 것 하나를 둘러대곤 했다. 그러다 인바디를 측정한 날, 한 직원이 1키로는 빠졌냐고 묻길래 약간 억울한 마음에 4키로 빠졌다고 말해버렸다. 그 직원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팀원 모두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ㅇㅇ씨 4키로나 뺐대요!!" 우리 팀원은 팀장님 빼고 다 여성이다. 여자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성공이란 그게 .. 2023. 4. 22. 그놈의 막내_(커피는 네가 좀 타라) MZ라면 정말 지긋지긋하다. 그런 내가 맡은 업무는 MZ협의체 담당이다. 인생은 아이러니하고 끌어당김의 연속이다. 더군다나 이 업무를 맡게 되면서 신입 MZ가 내 후임자가 됐다. 말그대로 MZ에게 둘러쌓인 나날이다. 꼰대처럼 굴지 않으려고 모든게 내탓이라고 생각하며 도를 닦아온지 두달이 다되가는데, 이 후임자는 정말 도가 지나치다. 오전에 해둬야할 업무가 많은 특성상 30분만 일찍 나오라고 한 요구도 묵살, 그 외의 모든 잔바리 업무들은 다 자기 선에서 생략, 일이 밀리고 사고를 쳐도 야근은 안한다. 책임은 피하고 권리만 좇는다. 한달간 내가 대신 알아서 해주다가 영영 내 일이 될까봐 그만뒀다. 내가 유치원 나미리 선생님도 아니지 않는가. 신경을 끄려고 해도 팀장님은 자주 나를 불러 얘기한다. "네가 힘.. 2023. 3. 8. 안읽씹의 망상 얼마 전 서류를 찾느라 휴직에 들어간 전임자에게 연락을 했다. 그녀는 막달의 임산부였다. 웬만해선 연락을 하지 않지만 급한 상황이라 카톡을 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이 차가웠다. [글쎄요. 거기 없으면 없을 텐데요~] 원래 굉장히 따뜻한 스타일이었는데 뭔가 날이 서있는 듯 했다. 그때부터 가슴이 무거워졌다. '내가 너무 무례했나? 너무 다짜고짜 물었나?' 바쁜 와중에도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늘 반복되는 나의 걱정 루틴이다. 상대방은 별 반응 안보였는데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게 망상인걸 알면서도 맘이 편해지지 않는다. 마음을 얼른 털어내고자 괜찮다고 찾았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런데 이번엔 답장이 없었다. 몇 시간이 지나도 1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건 분명히 안읽씹이다. 뭔가 마음이 단단히 .. 2023. 2. 1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