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왜 이렇게나 귀찮은 걸까나. 상담일지조차 밀려있구나.
이번 상담은 아주 라이트하게 진행됐다. 지난 주 연가로 2일 쉬었고, 주말에 절친을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어서 그런지 속이 편했다.
그렇다고 말하니 1회차에 진행한 mmti의 성격 검사 결과에 대해 말해보자고 하셨다.
상담실에서 본 나와의 모습과 다른 결과들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불안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편으로 나왔다고 하지만 여기서 보는 내 모습은 불안해보이진 않는다고 하셨다.
나 스스로도 평소 불안함은 잘 느끼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잡생각은 많이 하고 후회도 하지만, 불안이나 걱정을 많이 느끼진 않는다. 검사 결과는 역시 오차없이 나오는 건 아닌가보다.

그 다음은 밖에 보여지는 이미지와 내 스스로의 모습의 괴리감이 너무 크다고 하셨다.
인간 모두에게 바깥에 내보이는 페르소나가 다양하지만 그 갭이 클수록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난 내 가면이 다양하고, 본모습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왔다. 본모습은 내가 선택한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게 누구한테 좋은거죠?"라고 말하셨다. 할 말이 없었다.
안맞는 사람에게 내 모습을 늘 안보여왔고, 그게 습관이 돼 이제 진짜 모습을 보여주려면 더 힘을 써야 한다. 그게 피곤하다.
하지만 상담사께선 내가 어느정도 선을 보여주고 그어줘야 사람들도 거기까지만 온다고 했다.
괴리감이 큰 가면을 쓰고 살수록 사람들은 당연하게 '너 여기까지도 견디잖아? 괜찮아했잖아?!' 라고 느끼며 침범한다는 것이다.
그건 맞는 말 같았다. 지금까지 스트레스 받은 인간관계에서 난 항상 '인두겁을 쓰고 어떻게 저렇게 무례하게 행동하지?'라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은 그 선을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싫은 걸 모호하게 표현하는 건 사실이니까.

싫은 걸 더 싫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
난 사람들이 부탁한 크고 작은 일들을 대체적으로 들어주려고 하지만, 상대방에게 똑같은 부탁을 쉽게 하진 못한다. 그것도 스트레스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셨다.
나도 부담없이 하는 일이라면 남에게도 부탁하고, 또 거절해도 되는데 말이다.
다음 상담에선 내가 거절이나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는 이유에 대해, 특히 가정사에 대해 말해보자고 하셨다. 힘들지 않는 선까지.
그리고 그건 실제로 굉장히 힘든 경험이 된다.(다음 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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