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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여자취미13

4주차 복싱 일기 (2. 8.) 금토일을 쉬어서 무릎이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도 애매하게 아프다. 하지만 4일 이상 쉬면 동작을 까먹을 것 같아서 보호대를 사서 차고 갔다. 불꽃같은 열정! 역시 관장님이 받아주는 미트가 제일 재밌다. 원투! 빽원투! 쓱빡! 빽투! 이렇게 외치면 랜덤댄스처럼 바로 동작을 생각해 쳐야 한다. 머릿 속에 다른 생각이 안들고 풀 집중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무릎 통증도 운동하는 순간은 안 느껴진다. 하지만 운동이 끝나고 나니 다시 배로 몰려왔다. 만성이 되는게 아닌가 걱정됐다. 관장님이 저번주 총 관장님이 했을 때 어땠냐고 묻길래 칭찬을 받았다고 하니 왜요?라고 되물었다. 아직 내 변화가 눈에 띄진 않는 모양이다. 4주차가 되니 이제 좀 할만하냐고도 물어봐주기 시작했다. 난 체육관에서 거의 말을 .. 2021. 2. 28.
3주차 복싱 일기 (2. 2.) 계속 고비여서 할때마다 긴장됐던 10단 연속펀치를 드디어 뚫었다. 관장님도 방금 펀치 좋았다고 칭찬을 해줬다. 엄청난 뿌듯함..! 오리발 미트가 아닌 햄버거같이 생긴 두꺼운 미트도 처음 쳐봤다. 두꺼워서인지 치고 튕겨져 나가는 마임을 했다. 미트 치는 게 제일 재밌다. 근데 연속펀치 때문인지 무릎 통증이 시작됐다. 유튜브에 쳐보니 초보자들의 흔한 증상이라고 한다. 치는 것에만 집중하니 왼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려서 그런가 보다. 오늘은 새 부서 인계인수를 받느라 기진맥진해서 안갈까 고민을 했지만 10단 펀치를 잊어버릴 것 같아서 그냥 갔다. 신기한게 일할 땐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데도, 일단 눈 딱감고 운동을 갔다오면 활력이 넘친다. 뭐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래서 무기력하고 .. 2021. 2. 28.
2주차 복싱 일기 (1.25.) 처음으로 미트를 쳐봤다. 생전 뭔가를 쳐본적 없던 주먹이라 아팠다. 오리발 같이 생긴 가벼운 미트였는데 어려웠지만 소리가 커서 타감이 좋았다. 연속펀치를 치다보니 허리를 돌려 힘을 싣는 걸 자꾸 깜빡한다. 관장님이 허리를 안돌리는 건 펀치 힘에서 바로 느껴진다고 했다. 자벌레같은 내 팔에서도 힘이라는게 느껴진다니 내심 기분이 좋았다. 열심히 치고있는데 어떤 중학생같은 분이 갑자기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마우스피스를 낀 채. 죄송하지만 윗옷을 좀 벗고 해도 괜찮으시겠냐고 했다. 너무 예의바르고 귀여워서 웃음을 겨우참고 마음껏 그렇게 하시라고 했는데 벗고나니 몸이 박서준이었다.(나중에 알고보니 나이도 성인이었음) 다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8.) 새로운 동작을 알려줄 때마.. 2021. 2. 26.
1주차 복싱 일기 1일차(1. 19.) 일단 체육관이라는 공간 자체가 굉장히 어색하다. 특히 운동을 시작하기 전 각자 몸을 푸는 시간은 너무나 뻘쭘하다. 복싱의 특성상 몇년씩 다닌 고수들이 많고 그들은 주변시선에 개의치 않고 쉐도우 복싱이나 푸쉬업을 해댄다. 그 속에서 운동이라곤 요가나 필라테스만 해본 나는 서있기만 해도 괜히 얼굴이 붉어졌다. 처음엔 손목 붕대 차는 것도 시간이 오래걸린다. 거울에 친절하게 붙여놓은 붕대매는법이 무색하게 따라해도 모르겠어서 결국엔 관장님을 불렀다. 정수기에서 물먹는 행동 조차 어색하다. 하지만 첫 수업은 뻘쭘함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재밌었다. 처음엔 바닥에 그려진 발바닥 그림 위에서만 뛰는 것도 어려웠다. 관장님이 뒤에서 받쳐주는 발을 자꾸 밟았다. 계속 제 발 계속 밟고 계시는거 아냐고.. 2021.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