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쾌걸근육맨

6주차 복싱 일기

by 일인분 2021. 2. 28.

(2. 22.) 
드디어 위빙이란 걸 배웠다! 
멋스럽게 휘익 원을 그리며 피하는 동작이다. 너무 멋스럽다. 엉덩이를 안빼고 그대로 숙였다 올라오는 거라 허벅지가 매우 땡긴다.  
신기하게 딱 한달이 되니 줄넘기가 별로 힘들지 않다. 1세트가 끝나면 숨이 엄청 차긴 하지만 이제 3분간 쉬지 않고 뛸 수 있다. 대단한 발전이다.
근데 그게 관장님 눈에도 보였는지 귀신같이 알고 다가와 할 만 하냐고 더 힘든 동작을 추가시켰다. 한 발 달리기 할때 무릎을 배까지 들어올리는 것이었는데 하자마자 넉다운됐다.
 
 
미트 칠 때마다 내 주먹 파워가 너무 약하다고 한다. 벌처럼 꽃히는 강한 주먹이 갖고싶다.  
 
처음 보는 여성분이 왔는데 아마 오래 다니다가 오랜만에 온 것 같았다. 근데 주먹보다 말이 너무 많았다. 자의로 운동 와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엄살 피우는게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다. 그 덕에 평소보다 더 열심히 집중할 수 있었다. 
 
* 화요일엔 약속이 있어서 못감. 대신 약속 장소까지 버스대신 40분을 걸어갔다. 
 
(2. 24.) 
관장님이 내가 위빙하는 게 로봇같다고 했다. 허벅지 버티는 힘이 약해 구부렸다 앉는 걸 끊어서해 그런 것 같다. 귀가 후 복습시간에 위빙 특훈을 했다. 
처음으로 인터벌 펀치를 했다. 샌드백 10개를 사람들이 40초씩 돌아가면서 미친듯이 치는 것이다. 인터벌은 말그대로 40초 동안 펀치를 쉬면 안되는데 처음엔 동작 연결을 잘 못하니까 어색했다. 머리에서 동작을 (원투x6 백원투쓱빡 백원투) 이런 식으로 연결해 바로 튀어나와야 했다. 시간은 굉장히 빨리 갔다. 갈 때마다 새로운 걸 배우니 너무 재밌다. 
 
오늘도 여전히 힘들어 하는 여성 분에게 관장님이 초보분도 열심히 하지 않냐고 나를 가리켰다. 갑작스런 주목에 긴장되서 10단 연속 펀치를 선보였다. 뿌듯했다. 
 
(2. 25.) 
이번주는 역대급 열심히 나오고 있다. 설 연휴 끝나고 버프가 붙었는지 인원도 많아져 혼자서 순환하던 크로스핏도 2인 1조로 했다. 체력훈련을 여러명이 해서 좋은 건 사람들이 한명씩 나가 떨어질때마다 더 이악물고 하게 된다는 점이다. 남은 체력을 쥐어짜서 불태우게된다. 
 
오늘은 링 위에 올라가 미트를 쳤다. 우둘 하며 뒤로 밟는 스텝과 갑자기 투 위빙으로 리듬이 달라지는 동작이 너무 헷갈린다. 관장님도 귀신같이 캐치하고 그 동작을 기습으로 시켰고 미트에 몇 대 맞았다. 이렇게 못하다가 한 번 해내면 너무 뿌듯하다. 
 
(2. 26.) 
주 4회 출석한 건 처음이다! 
이제 붕대도 아주 빨리 맨다고 칭찬 받았다. 체육관에서 듣는 칭찬이 제일 기분좋다.
오늘은 스파링 데이라고 했다. 회원은 4명이었는데 내가 맨 마지막 순서로 돌아가며 링에 올라오라고 했다. 처음 2명은 남자분이었는데 강도가 굉장했다. 한명당 2라운드씩 했는데 기어도 끼고 관장님이 때리기도 했다.

그걸 보고 나는 이미 겁에 질렸다. 약하게 치는 건데도 너무 아파보였다. '내 성격에 안맞는 운동을 택한 걸까?'하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남자분 다 2세트를 하고 나가 떨어졌고 세번째는 여성분 차례였다. 여자 차례는 기어를 쓰지 않고 관장님도 피하기만 하는 식이었다. 그분이 훅도 날리고 생각보다 잘하셔서 내 긴장은 극도에 달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죽상을 하고 링에 올라갔다. 피할 테니까 쫓아오면서 때리기만 하라고 했지만 한대 때리기도 어려웠다. 체력이 다해서 펀치를 멈추면 관장님이 머리를 콩 때렸다. 누군가한테 맞아보는게 너무 오랜만이라 웃기면서도 열받았다. 계속 때리다 멈추면 콩-열받아서 펀치-멈춤-콩을 이어가다 진짜 열받아서 나도 모르게 나간 '투'에 칭찬을 받았다. 뿌듯했다.  
계속 쫓아가다 보니 허벅지가 아프고 체력 소모도 상당했다.  
 
이번주는 건강한 식단까지 병행한 성실한 일주일이었다.  

호박당근스프(2시간이면 배고파짐)

'쾌걸근육맨'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주차 복싱 일기  (0) 2021.03.09
7주차 복싱 일기  (0) 2021.03.03
5주차 복싱 일기  (0) 2021.02.28
4주차 복싱 일기  (0) 2021.02.28
3주차 복싱 일기  (0) 2021.02.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