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미드 중 하나인 '브루클린 나인나인'의 한 에피소드이다. 무의미한 농담이나 시간낭비를 굉장히 싫어하는 서장 레이먼드는 비서 지나가 하는 '크웨이지 컵케잌'게임에 푹 빠진다. 처음엔 쓰레기같은 게임에 시간을 낭비한다고 비웃었지만 이내 화장실에 쳐박혀서까지 게임에 몰두하게 된다. 경찰서가 돌아가지 않자 지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99 경찰서의 역겨운 음식 얼룩같은 존재, 히치콕(하지만 너무나 감초)과 같은 게임을 한다는 걸 알려준 것이다. 히치콕은 역겨운 미소를 지으며 역시 우린 통하는게 있다고 좋아한다. 홀트는 굉장한 충격을 받고 핸드폰을 버려버린다.
바로 이것이 마법같은 gina moment!

오늘 내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
어제 쉬는 내내 난 즐겨보던 예능프로의 조작사건에 분노해 있었다. 재밌게 봤는데 조작으로 얼룩져 있었던 것과 우승자의 남자답지 못한 비열한 태도를 알게 되어 분노가 들끓었고, 어떻게든 그에게 직격타로 상처를 줄 방법이 없냐며 열을 냈다. 물론 난 귀찮아서 행동으로 옮길 생각도 없었다.
그리고 오늘 출근을 했더니 평소 한심스럽게 생각하는 아줌마가 아침부터 그알에 나온 학폭 주동자의 신상을 캐는데 혈안이 돼있었다. 아직 제대로 밝혀진 정보도 없는데 이사람 저사람 사진을 대조해보며 범인인 것 같다고 몰아붙였다.
어제의 내가 오버랩되며 소름이 끼쳤다. 역겨운 스컬리와 내가 통하는게 있었다구..?
이것이 거울 치료인가보다. 세상 일이라면 관심을 뚝 끊고싶어졌다. 다시는 저잣거리 이야기에 쓸데없이 몰입해 감정 소모하지 않으리.
자기계발서 열 권보다 지나 모먼트 한 순간이 머리에 철퇴를 놓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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