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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6

머리감기의 자유 휴가 3일 차에 문득 느낀 바가 있다. 머리를 감고 싶을 때 감는 것은 굉장히 행복하다는 것! 휴일에 번듯한 외출이 없으면 이틀 정도는 머리를 안 감기 마련이다. 마트나 보컬 수업 정도는 모자를 쓰고 다녀오면 된다. 휴일에 어디 가려고 머리를 감고 화장하는 것만큼 귀찮고 손해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없다. 주말출근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하지만 하루 반 정도를 버티면 머리가 간지럽고 불쾌한 느낌이 든다. 뜨거운 물로 벅벅 씻어내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베개에 누워 머리 감는 감촉을 상상만 해도 시원하다. 그런 느낌이 들 때, 느지막한 오후에 일어나 씻는 것이다. 찜 샤워를 하고, 벅벅 머리를 감고, 뜨거운 김을 낸 김에 화장실 청소까지 하고 나오면 이만한 개운함이 없다. 영화.. 2022. 8. 17.
바보들 속에서 살아남기 어제 야근까지 하며 잘 짜놓은 일이 바보들의 손을 거쳐서 엉망이 되었다. 팀장님에게 타박을 들었다. 바보들과 함께. '타인이 지옥이듯 나도 타인에게 지옥일 수 있다'는 말을 책에서 본 이후로 명심하려고 한다. 하지만 도무지 적용이 안된다. 내가 어떻게 지옥일 수 있단 말인가. 바보는 그들인데! 물론 내 잘못도 있을 것이다. 명확하게 지시하지 않은 점. 다들 내 생각 같을 거라고 생각한 점. 그렇게 가지각색 엉망으로 일을 해낼 수 있는게 인간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네 오늘도 극대노~ 항복 후 출장을 걸어서 가기로 했다. 분노와 거리두기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걷자마자 기분은 회복됐다. 새로운 골목길, 호주 덕에 청명한 하늘에 쏟아지는 가을 햇볕이 여행길과 다를 바 없었다. 일하러 가는 길일뿐. 핸드폰.. 2021.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