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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는생각

질투심 해소 방법

by 일인분 2021. 6. 7.

운동을 시작하고 달라진 내 변화가 썩 만족스러워 같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기 시작했다. 정말 같이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 반, 나는 이렇게 잘 해내고있다는 뽐내기 반이었다. 물론 그 추천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럴수록 내가 여간 힘든 일을 해내고 있는게 아니구나 싶어 뿌듯함은 커졌다.

그러다 저번주에 음주와 식탐으로 운동을 2일 이상 쉬게 되었는데, 하필 이 타이밍에 친구에게 운동을 시작했다며 인증 카톡이 왔다. 죄책감이 옥죄여오며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도 운동을 갔어야 하는데..' 조급해지며 정작 추천한 장본인이 나인데도 배가 아팠다. 그리고 그런 속좁은 내 모습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

이럴때 알고리즘처럼 그 시기에 맞는 해답을 내놓는 건 책 뿐이다. 마침 읽게 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와 '분노사회'에서 이 질투심을 정확이 짚어냈다. 친한 친구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 초점을 비교가 아닌 내 자신에게 맞추라는 내용이었다. 뻔하게 들리는 이 말은 '분노사회'까지 읽고나니 확장되었다.
질투는 경쟁심을 자극하여 행동의 동기가 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시기'이다. 사전에서도 이렇게 정의된다.

질투: 남을 부러워 하는 것
시기: 남이 잘되는 것을 미워함(반대말로 샤덴프로이데가 있다.)


시기는 질투의 퇴행 형태에 불과하며, 그저 타인의 행복에 괴로워하는 감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친구에게 느낀 잠깐의 배아픔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태워버렸다면 그게 '시기'이고 속좁은 간장종지가 되는 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경험 이후 나는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오히려 그 일로 운동에 느꼈던 권태가 사라지고 당장 불사르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땀으로 염장을 하고 나니 종지같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왜 그런 작은 돌멩이에 마음이 일렁였을까?

운동을 마친 후 친구와 가족에게 모두 운동 인증샷이 와있었다. 질투는 어디가고 운동 전도사가 된 듯한 뿌듯함에 잠이 솔솔 올 것 같았다. 같은 상황에 이렇게 마음이 변하다니. 역시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다. 감정을 느끼게 되는 기준은 외부가 아닌 내 상황이다. 초점을 비교가 아닌 내 자신에게 맞추라는 말은 그렇게 받아들여진다.

질투나 분노를 부정하고 억누르려는 것보다, 그 감정을 태워 내 상황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쓰는 게 즉각적이고 유일한 해소 방안이다. 운동으로 철학까지 가능하다니..더 많은 사람에게 전도할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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