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3 취향과 주관이 있는 사람 체지방 다이어트가 본의 아닌 '인간 다이어트'까지 되고 있다. 정확히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대하는 가면 다이어트랄까. 처음엔 살 빼고 있다고 사실 그대로를 얘기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점심 도시락을 싸왔을 땐 약속이 있다고 둘러대고 사람들이 올라오기 전 얼른 먹어치운뒤 산책을 나갔다. 간식을 돌리는 직원에겐 다 먹은척 맛있었다고 동조하고, 어제 저녁 메뉴를 물으면 치킨이라던지 흔한 것 하나를 둘러대곤 했다. 그러다 인바디를 측정한 날, 한 직원이 1키로는 빠졌냐고 묻길래 약간 억울한 마음에 4키로 빠졌다고 말해버렸다. 그 직원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팀원 모두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ㅇㅇ씨 4키로나 뺐대요!!" 우리 팀원은 팀장님 빼고 다 여성이다. 여자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성공이란 그게 .. 2023. 4. 22. 심리상담_5회차 추석 연휴가 끝나 직장에 복귀한 첫날이었다. 항상 상담실에 들어가면 ^.^이 표정으로 날 빤히 바라보시는데 그 시간이 참 멋쩍고 민망하다. 이렇게 어색할 때면 몸에 억지로 밴 사회생활 멘트가 팝업처럼 튀어나온다. "명절은 잘 보내셨어요?^^;" 오늘 12번도 더 한 멘트다. 번뜩 9만 원이나 하는 상담시간을 이렇게 보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본론을 꺼냈다. 본가에 다녀왔고 늘 그렇듯 만 하루 보내는 것이 한계인 것 같다고, 부모님과 있으면 답답하고 불편해진다고 했다. 어떤 면이 불편했냐고 질문하자 말이 술술 나왔다. 엄마는 늘 우릴 자랑스러워한다. 이른 나이에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 자리 잡은 자식들을. 본인은 남편 복도 부모 복도 없었지만 자식 복만큼은 타고났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항상 자랑스.. 2022. 9. 21. mbti 보단 gucci론 어김없이 일과 인간관계가 모두 지긋해진다. 그때마다 난 도피처를 찾는다. 책이기도 운동이기도 후원이었다가 레고이기도 하다. 이번엔 조용한 카페였다. 전에 출장을 다녀오다 길을 잃어 발견하게 된 조용한 주택 형태의 2층 카페가 생각나 가보기로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찾아간 카페엔 주인과 나뿐이었다. 회사에서 대화를 많이 하는 편도 아니지만 잠시 인간 속을 벗어나 있다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된다. 비까지 오고 나니 바람이 선선하게 불었고, 사람 하나 없는 카페테라스는 천국 같았다. 커피 값이 비싼 건 no인간 존 프리미엄일지도 모른다. 분위기에 반해 이틀째엔 브런치까지 먹어볼 생각으로 들떠 카페로 향했다. 하지만 또 세상이 날 시험하는 것일까? 테라스엔 사람이 있었다. 아니, 사람 없이 짐만 있었는데도 난.. 2021. 8.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