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3 연차 행복하게 보내기 또 회사생활에 위기가 왔다. 회사사람들도 보기 싫어지고 대화할 기력도 없고 앉아있으면 저절로 한숨만 나오는 시기. 이 권태기는 꽤나 자주 오는데, 일이 별로 안바쁠 때 찾아온다. 아마 내가 지금 하는 일에 매력을 전혀 못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바쁠 때는 시간도 금방 가고 어찌어찌 버텨지는데, 일이 없으면 '내가 왜 이런 재미도 의미도 없는 직장에 11시간 넘는 시간을 뺏기고 있어야 하나' 회의감이 심하게 든다. 동기나 동료들에게 말하면 '누군 안그런줄 아냐, 나도 힘들다. 하지만 배부른 소리다. 나가면 이런 직업 있는줄 아느냐. 제일 편한 직업이다.'라고 일갈하고, 듣던 동료들은 다 "맞아맞아. 그건그래!"하고 수긍하면 대화가 종료된다. 그럴수록 더 부아가 치민다. 쉬운 일이니까 그냥 붙어있으라고? 얼마.. 2023. 4. 26. 추석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짧은 추석 연휴가 지나갔다. 본가에 다녀온 것 말고는 집에서 쉬고 산책한게 전부이다. 그래서인지 심신 회복이 많이 됐다. 친구가 넌 역시 쉬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런가보다. 휴식의 가성비가 좋은 편. 본가에 가서 숙제같은 하루를 보내고 집에 오니 고양이가 처음으로 토했다.(아마 헤어볼인 것 같다.) 처음 듣는 어리광같은 괴상한 소리를 냈다. 다행히 더는 토하지 않았다. 고양이가 온 뒤 하루도 집 청소를 빼먹은 적이 없다. 깨끗하게 치우고 닦고 커피 한잔 내려먹으면 뇌까지 청소가 된다. 이번 연휴는 긴 산책을 많이 했다. 절기라는게 진짜 조상님 지혜의 정수같다. '처서'라는 글자가 달력에 보인 순간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걷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날씨가 왔다. 커피마시고 책 읽다가 유튜브 보고(이건 .. 2022. 9. 17. 고양이와 인간의 세계관 고양이를 기르면서 꽤나 나와 닮은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외면빼고! 가장 큰 건 사람을 귀찮아하면서도 본인이 원할 땐 관심을 갈구한다는 것이다. 정말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지만 고양이가 그럴땐 귀엽다. 난 사람이라는 게 문제지만. 하루 종일 내 손길을 피해다니다가 갑자기 엉덩이를 붙이고 앉기도 하고, 지나가다 슬쩍 꼬리로 내 다리를 휘감기도 한다. 그래서 만지면 도망가버린다. 내가 원할 때만 옆에 붙어서 적당히 쓰다듬기나 해!라는 듯. 그리고 굉장히 예민하다는 것. 큰 소리를 극도로 싫어하고 새로운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고, 심기가 불편해지면 숨숨집으로 숨어버린다. 사냥놀이를 하다가 몇 번 놓치면 '뽀르르'소리를 내며 숨는다. 한번은 집에 설치해 둔 펫캠 마이크 테스트를 해보느라 이름을 불렀더니,.. 2022. 8.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