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 속의 축제1 호주머니 속의 축제(a moveable feast) - 어니스트 헤밍웨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본다는 게 이 책까지 왔다. 영화에 등장하는 예술가 대부분을 알아보지 못했는데, 한명씩 검색하며 책을 읽고 나서 다시 봤더니 아는 사이처럼 아련하게 느껴진다. 1920년대 파리는 분명 더럽고 축축했을텐데 이 책의 분위기에선 뽀송한 겨울 냄새가 난다. 장작불, 커피, 신 포도주, 오래된 책, 햇빛 냄새 같은 것들이다. 읽다보면 그의 단골 카페인 라일락숲 카페 구석에 앉아 그와 친구들을 관찰하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 시절 파리의 가난과 불편함까지 감수할 자신은 없지만 몇 줄 글로도 전해지는 그 넘치는 낭만은 겪어보고 싶다. 그리고 그 낭만을 가능하게 했던 후원가들의 존재가 부러웠다. 생계 때문에 작품 활동에 전념하지 못하는 재능있는 신예들이 직장을 그만둘 수 있게 모금운동까지.. 2020. 8.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