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1 고해성사 샤워 내게 샤워는 개운하면서도 괴로운 시간이다. 그날의 후회할만 한 언행들, 창피한 기억들이 이때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불을 찬다고 하는데 내겐 샤워하는 시간이 그렇다. 마치 끝나지 않는 고해성사 같다. 문제는 고해성사는 시원하기라도 하지, 이건 떠올린다고 전혀 해결될 일도 아니고 마음이 정리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견디기 힘든 상황마다 서랍속에 아무렇게나 쳐박아 둔 감정들이 하나씩 무작위로 튀어나온다. 같은 장면, 같은 생각이 몇 번이고 반복된다. 그 때마다 주의를 환기시키려 악 하고 소리내보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 그 기억에 무던해져도, 삶에 창피하고 괴로운 소재는 얼마든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이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복싱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생각이 1분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괴로운 .. 2021. 4.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