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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는생각

4월 푸릇푸릇한 봄의 기록

by 일인분 2023. 4. 16.

봄 중의 봄은 쌀쌀한 봄이다. 추운 날은 미세먼지가 없기 마련이니까.
쌀쌀하지만 햇빛은 따뜻한 시간대 하는 산책은 정말 행복하다.

봄엔 입맛이 없어진다고도 하던데, 싱그러운 게 너무 맛있는 계절일 뿐이다.

그 맛에 미치면 이렇게 된다.

사람 없고 자연은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 백수타임. 난 이것만 누려도 행복할 것 같다.
오전 근무만 하고 월급은 반도 안줘도 좋으니 그런 일자리 제공해줄 곳 어디 없을까?

오랜만에 벚꽃 드라이빙할 겸 동생과 시골집에 다녀왔다.
동생이 전날 낚시하러 갈 때까지만 해도 안폈다던 벚꽃이 하루만에 만개. 우릴 위해 핀 건 아니겠지만 행복하고 럭키하다.

야외에서 먹을땐 공기와 만나 고기에 특별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게 아닐까? 천상의 맛.
강쥐와 나른한 시골

시골살이가 한적하고 나른해 보이기만 하지만 한편으로 굉장히 시끄럽고 온갖 사생활 침해 다 당하는 삶이기도 하다. 난 싫다.
자연은 좋지만 인간의 오지랖은 질색인 나한테 시골은 주말에나 가끔 가는게 맞다.

요즘 내 최고 산해진미는 바로 땅콩버터이다. 설탕이 하나도 안들어갔지만 특유의 뻑뻑하고 고소한 맛.
퍽퍽한 식감이면 뭐든(밤고구마, 밤, 단호박..숨 넘어가는 밀도의 맛) 좋아하는 내게 최고의 음식이다. 바나나에 거의 1:2 비율로 얹어먹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는 맛이다.
요즘 같아선 내가 사형수일때 마지막 음식으로 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흐린 날 산책. 멋없는 동네에도 멋있는 공간이 있다.

뭔가 엄청난 제목에 비해 내용은 간소한 책이지만 출퇴근길, 과식한 후 진지한 건 못 읽을것 같을 때 보면 좋다.
로마인들은 그 옛날 과학 지식 없이도 왼쪽으로 누우면 역류성 식도염이 덜 걸리고 더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중국과 유럽의 물은 석회질이 많기 때문에 차와 와인이 발달했다. 비데도 석회질로 막혀 우리처럼 섬세하게 만들 수 없다고 한다.
한국 물 최고. 그런 청정 지역에 미세먼지 제발 보내지 마..

햇빛이 뭔가 풍경소리같은 느낌. 차르르~
사람이 없는 길은 늘 평화롭죠.

고사리와 방울토마토. 물도 자주 줄 필요없이 퇴근 후 분무기로 잎만 적셔주면 되는데(맞는지는 모름) 그게 참 힐링이다.
분무소리와 촉촉해지는 잎을 보면 정화되는 기분이다.

과일 뷔페.

아침 점심은 과일식으로 하는게 좋다는데 빵 포기 못하겠다. 먹는 순서만 잘 지키면 되지 뭐.
과일이 혈당을 높인다는 건 오명이라고 한다. 고기나 구운 지방을 먹고나서 과일을 먹으면 앞에 소화되지 못한 것들이 막혀 장 안에서 부패하며 혈당을 높이기 때문.
과일은 공복에 제일 먼저 먹자.

무지에서 드디어 산 아카시아 나무 그릇. 인절미 바움쿠헨

우리나라는 과일 값이 너무 비싸서 슬프지만..제철에 나는 과일을 먹는 건 큰 행복 중 하나이다. 외식과 약속을 대폭 줄이고 건강한 식재료에 쓰자. 요즘 내 신조.

소나기를 맞으며 집까지 러닝을 했는데 도착하자마자 거짓말처럼 해가 났다. 감동적인 순간.
비맞은 흙 냄새와 반짝거리는 이파리들. 인간은 항상 초록색 곁에 있어야 한다고 느낀다. 그럼 약을 할 필요도 없을텐데 요즘 왜 그렇게 약쟁이가 많은지 원.

이런 색은 4월에만 볼 수 있다.
뭔가 교토의 황금정원 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을 듯 한 사진.

푸릇푸릇 챠르르한 4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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