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2 악몽 간만에 아빠 꿈을 꿨다. 당연히 악몽이었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소리를 지르며 깨어난 탓에 마지막 장면만 선명히 기억난다. 아빠는 엄마와 싸우던 중이었다. 나와 동생이었는지 나 혼자였는지 싸움을 말리던 나는 하필 그 순간 아빠를 저지하지 못했고, 아빠는 발로 엄마를 찼다. 엄마 턱에는 퍼렇게 멍이 들었다. 정말 크게. 그걸 본 순간 나는 격노에 휩싸였다. 분노가 아직까지 생생하게 느껴진다. 온몸의 세포가 덜덜 떨려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손에 생겨난 칼로 아빠를 찔렀다. 수차례. 하지만 손에는 힘이 실리지 않고, 빈 스펀지를 찌르듯 공기 소리만 나고 피도 나지 않았다. 아빠는 다시 엄마에게 가려고 한다. 나는 계속해서 찌르지만 데미지는 가해지지 않는다. 답답함과 무력감에 미친듯 .. 2023. 5. 9. 심리상담_5회차 추석 연휴가 끝나 직장에 복귀한 첫날이었다. 항상 상담실에 들어가면 ^.^이 표정으로 날 빤히 바라보시는데 그 시간이 참 멋쩍고 민망하다. 이렇게 어색할 때면 몸에 억지로 밴 사회생활 멘트가 팝업처럼 튀어나온다. "명절은 잘 보내셨어요?^^;" 오늘 12번도 더 한 멘트다. 번뜩 9만 원이나 하는 상담시간을 이렇게 보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본론을 꺼냈다. 본가에 다녀왔고 늘 그렇듯 만 하루 보내는 것이 한계인 것 같다고, 부모님과 있으면 답답하고 불편해진다고 했다. 어떤 면이 불편했냐고 질문하자 말이 술술 나왔다. 엄마는 늘 우릴 자랑스러워한다. 이른 나이에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 자리 잡은 자식들을. 본인은 남편 복도 부모 복도 없었지만 자식 복만큼은 타고났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항상 자랑스.. 2022. 9.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