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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2

고양이와 인간의 세계관 고양이를 기르면서 꽤나 나와 닮은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외면빼고! 가장 큰 건 사람을 귀찮아하면서도 본인이 원할 땐 관심을 갈구한다는 것이다. 정말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지만 고양이가 그럴땐 귀엽다. 난 사람이라는 게 문제지만. 하루 종일 내 손길을 피해다니다가 갑자기 엉덩이를 붙이고 앉기도 하고, 지나가다 슬쩍 꼬리로 내 다리를 휘감기도 한다. 그래서 만지면 도망가버린다. 내가 원할 때만 옆에 붙어서 적당히 쓰다듬기나 해!라는 듯. 그리고 굉장히 예민하다는 것. 큰 소리를 극도로 싫어하고 새로운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고, 심기가 불편해지면 숨숨집으로 숨어버린다. 사냥놀이를 하다가 몇 번 놓치면 '뽀르르'소리를 내며 숨는다. 한번은 집에 설치해 둔 펫캠 마이크 테스트를 해보느라 이름을 불렀더니,.. 2022. 8. 13.
어느날 느닷없이 집사가 되었다. 어쩌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 정말 어쩌다 벌어진 일이다. 혼자 사는 데다가 청결과 적막이 1순위인 내 삶에 고양이는 염두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여느 때의 금요일처럼 퇴근 후 마트에 들렀다 오는 길 동네 공원에 한 가족이 모여있는 데 시선이 꽃혔다. 이때 지나쳤어야 했다. 가족들은 너무 작아서 뭘 쓰다듬고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데리고 있었다. 너무 귀엽다고 했더니 제 새끼인 양 만져보게 해줬다. 역시 만지지 말았어야 했다. 너무 작았고, 애교가 많았다. 이 부모는 돌연 내게 고양이를 데려가라고 했다. 부모가 없고, 이미 사람 손을 타버렸다는 것이다. 아이 둘의(여중생으로 보였다.) 성화에 데리고 왔지만, 자신들은 이미 고양이를 세마리나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2022.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