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참는1 잘 참는 아이 김장은 명절같이 부자연스러운 날이다. 가족들이 억지로 모여 얘기하고 밥을 먹는 날. 지난 30년동안 말이 통한 적 없는 아빠와의 대화가 갑자기 자연스러워질리 없다. 아빠의 화법은 어김없이 날 분노하게 만든다. 왜 우리가 지금껏 마주앉아 밥을 먹지 않았는지 상기시킨다. 하지만 분노와 같은 크기의 동정심이라는 그림자 때문에 난 또 참고 그 앞에 앉아있다. 이번엔 다행히 친척들이 같이 모였다. 집 앞의 차를 옮겨놔야 하는데, 이모부가 가겠다고 했다. 술 한잔을 마셨지만 시간이 지나 괜찮다는 이모부에게 사촌동생은 쏘아붙였다. "그럼 나도 술 먹고 막 운전하고 다녀도 되지? 상관없지?" 이모부는 멋쩍게 웃으며 포기했다. 이 자연스러운 대화에 난 얼어붙었다. '아빤 분명 지금 이 대사에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2021. 11.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