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1 엄마의 독립 오늘 엄마를 독립시켰다. 엄마에게 돈을 보내는 일은 늘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같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 돈으로 엄마를 독립시켰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 있는 일이었고, 돈으로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함께 할수록 불행한 가족이었다. 색깔이 다른 빨래가 엉켜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각자의 행복을 찾기 위해 고통과 노력을 들여 삶을 하나씩 떼어냈다. 얼룩은 남을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섞임의 비극을 모르고 자란 하얀 빨래가 부러웠다. 하지만 얼룩은 내 존재를 확실하게 만들었다. 어영부영 만들어진 삶이 아닌 내 손으로 떼어내 만든 삶이라고 문신처럼 되내게 했다. 나는 오늘 집이 아닌 엄마의 색을 찾아주었다. 2020. 3.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