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궁금해하진 않겠지만, 내 복싱은 끝나지 않았다.
이석증과 폭식, 바쁨과 귀찮음, 여러 이유가 겹쳐 3주 정도 쉬었더니 주먹이 아주 말랑해졌다. 배는 말할 것도 없다. 운동을 쉬기만 하면 왜이렇게 각종 정크푸드와 초코칩쿠키가 땡기는 걸까. 그렇게 죄책감과 폭식이 버무려지던 와중, 다시 땀을 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일탈은 뭐가 됐든 오래가지 않는다.
간만에 간 체육관에는 여전한 멤버들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새 폼이 아주 좋아진 멤버도, 여전한 사람도 있었지만 같은 자리에 꾸준히 나오는 그들이 정말 대단해보였다. 나도 3주 전까지는 저들 중 하나였는데..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 삼일 연짱으로 출석했더니 온몸에 알이 배기고 주먹은 또 까졌다. 관장님께 말했더니 계속 까지면 나중엔 굳은살 때문에 까지지 않는다고 했다. 여전히 나약함은 용납하지 않는 관장님.
호흡법도 힘도 체력도 많이 줄었지만 3일 치니까 어느정도 감이 돌아온 것 같다. 땀을 미친듯이 짜내니까 간만에 살아있는 것 같았다. 미네랄이 아니라 노폐물만 쏙쏙 골라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
내 여생을 함께할 취미가 되려면 3주 정도의 슬럼프 쯤은 자연스럽게 받아드리려고 한다. 강박없이 폭식없이 건강하게 김종국처럼 운동하고 먹고 사는게 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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