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걸근육맨

6개월차(19~21주) 복싱 일기 - 여름 복싱, 헝그리 복싱

일인분 2021. 6. 9. 23:37

(6. 9.)
드디어 우려하던 계절이 왔다. 무더위가 시작된 것이다.
저번주 쯤 체육관에 강풍기가 등장했고(단 한 개) 이번주는 한 개가 추가되었다. 하지만 매정하게 회전하는 선풍기는  1초 이상 날 바라봐주지 않는다.
그러던 오늘 무려 33도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고, 고민하다 체육관으로 향한 나는 땀을 토해냈다.
세상에!!!탈수가 올 뻔 했다.

복싱은 꼭 헝그리여야만 하는것일까? 체육관 중에 그래도 잘되는 편 같은데..1시간 정도 가동은 얼마 안하잖아요..!
하지만 비용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열혈 구슬땀을 흘려 운동효과를 배로 거두고 싶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 효과 보기전에 조영구가 될 것 같은걸..
무더위에 마스크까지 끼니 전지훈련이 따로 없었다. 덥고 축축하고 물은 마시는 족족 목에서 흡수돼 사라진다.

(어퍼훅 쓱 뛰면서 양훅 위빙 어퍼양훅 뛰면서 원투)
하필 오늘 비비디바비디부같은 긴 동작을 시킨 관장님은 오늘 펀치가 너무 약하다고 했다. 지금 여기서 살아 숨쉬는게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중간에 그만두고 집에 갈까 수십번 생각했지만, 인간은 역시 굴리는대로 굴려진다. 체력훈련까지 다하고 뻗어 버렸다. 에어컨에 원한이 맺혀 집에 오는 길 다이소에 들려 공짜 바람 좀 쐤다. 그래서인지 집에 오니 기운이 조금 생겨 아령, 밴드 운동과 사이드 플랭크까지 해냈다.

원래도 땀이 많은 편이었는데 복싱을 시작하고 온 몸의 땀구멍이 다 열린 것 같다. 등에 그렇게 무수히 많은 땀방울은 처음 봤다. 허나 뿌듯함은 땀방울 수에 비례하는 것..

여름철 복싱은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개인 PT복싱까지 나온 세상에 헝그리 정신은 그만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