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걸근육맨

2주차 복싱 일기

일인분 2021. 2. 26. 08:57

(1.25.) 
처음으로 미트를 쳐봤다. 생전 뭔가를 쳐본적 없던 주먹이라 아팠다. 오리발 같이 생긴 가벼운 미트였는데 어려웠지만 소리가 커서 타감이 좋았다.  
연속펀치를 치다보니 허리를 돌려 힘을 싣는 걸 자꾸 깜빡한다. 관장님이 허리를 안돌리는 건 펀치 힘에서 바로 느껴진다고 했다.  자벌레같은 내 팔에서도 힘이라는게 느껴진다니 내심 기분이 좋았다.

열심히 치고있는데 어떤 중학생같은 분이 갑자기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마우스피스를 낀 채. 죄송하지만 윗옷을 좀 벗고 해도 괜찮으시겠냐고 했다. 너무 예의바르고 귀여워서 웃음을 겨우참고 마음껏 그렇게 하시라고 했는데 벗고나니 몸이 박서준이었다.(나중에 알고보니 나이도 성인이었음) 다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8.) 
새로운 동작을 알려줄 때마다 바로 익혀지지 않아서 속상하다. 관장님이 보고 있으면 몸이 더 꼬인다. 혼자 한동안 연습을 해야 그나마 흉내낼 수 있다. 이럴 때는 영락없이 운동 못하는 여자인 것 같아서(사실임) 풀이 죽는다. 원투x8번부터 너무 어렵다.

오늘은 케틀벨, 빈봉, 3kg 공던지기, 박스에 점프해서 올라가기 등 힘든 크로스핏을 했다.
박스 저중량운동은 내 몸에 거의 처음이라 좋았다. 혼자서는 못할 운동들인데 이렇게 하다간 곧 쾌걸근육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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