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눈사람 엘사를 부순 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연신 인터넷 창을 채우고, 심지어 뉴스와 유명 연예인의 sns에까지 올라오자 뭔가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 노력해 만든 무언가를 부수는 행위는 물론 파괴적이다. 내 남자친구가 그런 행동을 하려고 한다면 크게 실망하고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게 뉴스에 나올 일이고 역겹다며 단죄해야 할 일인가?
사람들이 너도나도 도덕적 잣대를 무기로 삼아 남을 심판하는 것에 혈안이 된 것 같다. 우리가 언제부터 사람을 타인에 대한 공감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처벌했던가?
누군가의 작품을 망가트렸다는 데에 대한 불편함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눈사람을 부쉈다는 이유만으로 '동물의 생명도 경시할 것이다. 그 폭력은 결국 사람에게로 향할 것이다.'고 욕하는 것은 지레짐작이다. 사람들의 생각에 휩쓸려 한 표적에게 돌을 던지긴 해야겠는데 타당한 동기가 부족하니 억지로 트집을 잡아내는 것 같다.
사람들이 욕할 것이 점점 더 많아진다.
물론 세상에 욕먹어야 할 건 많다. 나 역시 매일같이 세상은 평균 이하라고 욕을 한다.
다만, 우리가 그 모든 것을 꼭 판단하고 돌을 던져야 하냐는 것이다. 우리가 신경쓸 수 있는 총량엔 한계가 있다. 모든 것을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세워 심판하려다보면 삶은 너무나 피로해져 더 중요한 것에 쏟을 여력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는 누군가를 사지로 몰아야 할 의무가 있는 심판자도 아니다.
타인을 위할줄 아는 마음이 없다는 이유로 한 사람에게 단체로 돌을 던지는 것이 과연 타인에 공감하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